최고의 작품성과 완성도를 갖춘 아다치 미츠루의 역작 '러프'
터치, H2와 더불어 '아다치 미츠루' 3대 역작으로 꼽히는 청춘 수영 만화 '러프'입니다. 연출, 복선, 여운, 마무리, 주제 표현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한 만화였다고 자신하는 만화 중 하나입니다. 특히나 엔딩이 흐지부지하거나 허무한 요즘 만화들을 다 씹어먹을 수 있는 최고의 엔딩으로 손꼽히는 만화이기도 합니다.
만화카페 갔는데 볼 게 없다면 그냥 집으세요.
러프 줄거리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사립 에이센 고등학교로 갓 입학한 경영 수영선수인 '야마토 케이스케', 다이빙 선수인 히로인 '니노미야 아미'가 서로를 알아가면서 서로 끌리게 되는 내용입니다. 다만 야마토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고, 니노미야는 야마토를 알아가면서 서서히 좋아하게 되는 구성입니다.
야마토와 니노미야, 두 집안은 3대째 일본 전통과자집을 하고 있는 집안이었죠. 야마토의 할아버지가 니노미야의 아이디어를 베껴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니노미야의 할아버지는 '야마토가 날 죽였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니노미야 집안은 야마토가를 극도로 싫어하게 되었죠.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배경입니다. 그로부터 3대째 야마토와 니노미야.
서로 이름만 알고 있는채로 고등학교에서 만난 야마토와 니노미야. 니노미야는 야마토가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같이 지낼수록 좋은 사람인 걸 알아가는 니노미야. 야마토는 집안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다가 다짜고짜 살인자로 내몰려 억울함을 느낍니다.
야마토는 그저 이쁘기만 했던 얄미운 소녀인 니노미야에게 조금식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나카니시 히로키'라는 거대한 '메기'의 등장으로 자신도 니노미야를 좋아한다걸 깨닫고 승부욕이 없던 야마토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나카니시는 일본 수영 기록 보유자이면서 니노미야와는 집안끼리 다 알고 어릴 적부터 친남매처럼 지내는 관계였었죠.
삼각관계로 보이는 듯 하지면 결국 서로의 감정에 충실하게 되는 청춘들의 감정과 사랑을 보여주는 불후의 청춘드라마 명작 만화입니다.
러프 특징
1987년 17호부터 1989년 40호까지 일본 만화잡지 '소년 선데이'에서 연재된 작품입니다. 상당히 오래되었죠. 단행본은 12권으로 완결되었습니다. 야구만화 전문인 아다치 작가가 수영을 주제로 해서 처음엔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수영은 거들뿐 미완성된 청춘의 소용돌이 같은 감정을 잘 담아내고 있는 청춘 드라마입니다. 오래된 만화임에도 아직까지 회자되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기 마련이죠.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과 주변 친구들입니다. 모두 한 가지 운동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들입니다. 서로서로 친구로서 라이벌 또는 우정을 넓혀가는 평등한 관계의 인물들입니다. 그래도 역시 최고는 주인공인 야마토 겠죠.
한 에피소드도 뺄 수 없는 만큼 모든 구성들이 한 가지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원수 사이였던 야마토와 니노미야가 점점 서로를 발견하게 되고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과정을 많은 복선과 우연을 빚어 결국 엔딩에 다다릅니다.
터치나 H2와는 다르게 장편으로 복잡하게 구성되지 않고 12권으로 '기-승-전-결'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군더더기 없는 작품입니다. 다른 작품과는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모든 능력들이 가장 조화롭게 구현된 작품으로 저는 오히려 '러프'가 작가의 능력을 집대성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러프 알쓸신잡
- 일본 특징 중 하나인 애니 실사화. 2006년에 실사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망작. 흥행 대참패.
- 러프(ROUGH) 거친, 미완성이라는 뜻. 골프 페어웨이 옆 러프가 떠오르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이 만화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이 만화를 보고 뜻을 처음 알게 된 영단어이죠. 직장계의 '미생'이 있다면 고등학생계의 '러프'가 있습니다.
- "부럽구먼, 젊음이. 차도, 채여도 몇 번이고 여름은 오지. 뜨거운 계절이 말이야."
마지막화에 나온 오오바 노인의 대사입니다. 가장 주제가 명확한 대사가 아닐까 싶네요.
- 한국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제목이 러프의 엔딩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특히 '응답하라 1994'에선 아다치의 만화 연출을 그대로 베끼거나 'H2'를 보고 만들어진 노래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을 OST로 썼기 때문에 설득력이 있다고 하네요.
- 저는 12권 옛날 단행본으로 소장중이지만 6권으로 2권 분량식 묶은 소장본이 판매중이네요.
이상으로 '아다치 미츠루'의 역작 중 하나인 러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또 다른 역작인 H2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타고 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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