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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망해가고 있는 이유(ft. 데즈카 오사무 때문?)

by 초귀폭 202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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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잡고 볼만한 애니메이션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망해가는 이유를 얕은 지식으로 나름 정리해 보았습니다. 

 

cool-japan
2012년에 발족한 '쿨 재팬' 공식 로고

 

 

요즘은 일본 애니메이션 포스팅을 하고 싶어도 '귀멸의 칼날'이나 '체인소맨', '스파이 패밀리' 같은 작품들만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대충 원작이 좋아 애니메이션이 어설퍼도 참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애니메이션의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이 왜 이렇게 망해가고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 수익구조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시장 규모(회색:업계 전체/검은색: 제작업체)

시장-규모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시장 규모

 

일본-애니메이션-산업구조
2002년과 2016년 수익구조 변화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프라모델이나 캐릭터 굿즈, 피규어 등 이른바 '상품화 콘텐츠', 방송국의 매출, 그리고 DVD나 BD 등의 '패키지'의 판매에 많이 치우 처져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얻은 수익이 '제작위원회'에 의해 분배되는 형식이죠.

 

주력 수익이었던 파란색의 상품화와 주황색의 패키지가 2016년에는 현저히 줄어든 모습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방송사, 스폰서 기업 등 여러 투자사가 '제작위원회'를 구성해 제작비를 지급하고 2차 판매 등 저작권 수입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흥행에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 투자자 연합인 제작위원회가 수익의 90%를 가져가고 제작사는 10%를 가져갑니다.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을 통해 고전 애니메이션이 세계 곳곳에 다시 판매되고 있지만, 제작사는 2차 판매 수익을 얻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죠. 일본 신용조사 회사인 '제국데이터뱅크'가 발표한 업계 동향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2021년도 결산에서 적자를 낸 기업 비율이 39.8%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죠. 제작사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박봉인 것입니다.

 

제작비도 후려치기 때문에 실제 제작비가 미국과 중국의 70% 수준이라고 합니다. 

 

 

중국보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 조건

 

제작사의 경영난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일본 애니메이터의 평균 연 수입은 440만 엔(약 4,300만 원), 신입겨우 110만 엔(1,075만 원)이고 한 달 휴일은 5.4일에 불과합니다. 2019년에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을 만든 유명 제작자 매드하우스가 월 39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시킨 사실이 드러나 노동당국에서 시정 조치를 받기도 하였죠. 

 

뉴스기사
2017년 허핑턴 포스트에 실린 기사

 

젊은 애니메이터의 50% 이상이 월 10만 엔(약 100만 원) 미만의 수입을 올립니다. "죽어가는 몸이 지탱하는 삶" 가혹한 현실은 무엇입니까? 란 타이틀의 뉴스 기사입니다. 부제는 "그들은 풀타임으로 주요 사업에 종사하지만 충분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 국가'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나,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은 엄청난 노동력이 소비되는 일입니다. MZ세대들이 열정으로 일하는 세대인가요? 우수한 젊은 인재가 유입되지 않아 업계 평균 연령은 40대 중반에 이른다고 합니다. 반면 중국의 베이징이나 항저우에서는 애니메이터의 월평균 수입이 약 3만~3만 4천 위안(약 580~657만 원)에 달합니다. 인재들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죠. 성공해도 돈 못 버는데 안 하고 말죠.

 

작화 한 장 그리는 데 200엔(약 2,000원)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150엔에서 오른 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요즘은 디테일하게 그려야 되는 메카물 등이 없고 만화 원작의 애니메이션이 잘 제작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웹소설 원작의 사람만 그리면 되는 내용이나 액션이 별로 없는 애니메이션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과거의 흥행했던 만화의 재탕이나 실사화, 드라마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아오는 건 악평뿐이죠. 일본 경제가 무너진 후 출산율도 줄어 아동 애니메이션의 부재도 한몫한다고 하네요.

오늘부터-우리는
넷플릭스에 방영중인 '오늘부터 우리는' 실사 드라마

 

 

아톰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가 망친 애니메이션 산업?

 

데즈카-오사무
데즈카 오사무
우주소년 아톰

 

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맥이 끊어진 일본 만화를 부활시킨 전설적인 인물인 아톰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입니다. 당시 일본 만화계는 개인이 전부 만드는 게 당연하단 인식을 깨고 어시스턴트 시스템을 도입하며 산업화를 이루는 데 큰 업적을 세운 인물입니다. 

 

이런 전설적인 인물이 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을 망치게 된 것일까요? 

 

당시 열악한 환경과 가난했던 나라 탓에 애니메이션이란 오락에 쓸 돈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한 컷에 24 프레임 하던 프레임을 4~8 프레임으로 줄이면서 퀄리티를 확 낮추어 버렸습니다. 종이 인형극 수준이죠.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기법은 데즈카 오사무 이후 후배 애니메이터들이 개발한 것으로 데즈카 오사무가 연출이나 기술 발전에 공헌한 것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1960년대 당시 TV 애니메이션의 제작비보다 한참 낮은 금액인 회당 50만 엔 정도로 제작했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50만 엔으로 철완 아톰을 제작해 버린 것이었죠. 데즈카 오사무의 스튜디오가 이렇게 받아버리면 다른 제작사들은 입도 뻥긋 못하게 되죠. 실제로 150만 엔을 받았는 데 50만 엔이라고 발표했다고 하는 루머도 있습니다. 

 

이를 본 사람들은 싸게 일을 받았으니 직원에게도 돈을 적게 줬구나 생각하게 되고 모든 원인과 증오를 전부 데즈카 오사무에 덮어쓰기 해버린 것이었죠. 

 

미야자키-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

 

데즈카 오사무가 죽었을 때 '미야자키 하야오'가 쓴 추도문도 루머를 부채질 했습니다. "그는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애니 업계를 망쳐 놓고, 애니메이터의 수입을 박살내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해악을 끼쳤습니다."라고 했죠. 미야자키는 독설가로도 유명하죠. 다분히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추도문입니다. 

 

일각에는 데즈카 오사무를 음해하는 루머다. 아니다 루머일 뿐이고 50만 엔을 받고 아톰을 만들었다는 게 허구였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회 문제와 제도, 그리고 처음부터 잘해주면 갈수록 망친다는 일본의 악습과 어우러져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 가지 주장들을 살펴보면 데즈카 오사무는 일본 만화계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은 맞지만 업계 전체를 위한 업적은 남기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제작비를 50만 엔으로 받아도 캐릭터 상품화를 통해 수익을 충당하였고 자신의 직원들은 잘 챙겨주었다고 합니다.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인간 특유의 남 탓과 자기 합리화로 인해 데즈카 오사무가 다 떠 앉게 된 건지도 모르겠네요.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도 넷플릭스에 지브리 작품을 편당 1000억 원에 판 걸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이 힘들긴 한 가 봅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이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이 망해가고 있는 이유를 살펴 보았습니다. 뭐든 적절한 보상과 혜택이 주어져야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하루빨리 개혁을 해서 포스팅하고 싶은 애니메이션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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