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6년 만의 리메이크. 타카하시 루미코의 데뷔작 '시끌별 녀석들' 애니메이션 리뷰 시작합니다.
<란마 1/2>과 <이누야사> 작가인 '타카하시 루미코'의 데뷔작 <시끌별 녀석들>이 구작 TVA 방영 종료 후 36년 만인 2022년 10월 13일 리메이크판 1화가 첫 공개되었습니다. 1970~80년대 아다치 미츠루의 터치와 함께 소년 선데이에 연재되면서 남녀 모두가 읽는 러브 코미디란 장르를 탄생시켰었죠.
동시대를 이끌었던 아다치 미츠루의 명작 H2도 궁금하다면?☞
원작 자체는 1978년도에 시작해 1987년도에 총 34권의 단행본으로 완결이 났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작품을 아예 모르거나 추억이 돋아나는 분들이 있으실 건데요. 저는 후자 쪽입니다. 란마를 재미있게 보고 그 뒤에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본 케이스죠.
저도 처음에 그냥 '우루세이 야쯔라'란 제목으로 알아서 시끌별 녀석들이 입에 착 붙진 않네요. 곧이곧대로 의역한 느낌이랄까?
うるさい(우루사이)라는 '시끄럽다'는 뜻과 별 성(星; 일어로 せい, '세이'라 발음)을 합쳐 말장난처럼 붙인 제목입니다. 해적판으로 나왔을 땐 그냥 '시끄러운 녀석들'이었죠. 뭔가 한국어로 그럴싸한 제목으로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책꽂이 한 구석에 살포시 숨어있던 녀석들을 찾았습니다. 추억 돋네요. 오랜 세월이 흘러 빛바랜 '란마'나 아예 까먹고 있던 '도레미 하우스' 같은 작품들도 있었네요.
예전 90년대는 해적판이라고 해서 대충 끄적거린 번역과 원작을 훼손하는 땜빵칠을 한 만화책이 많았습니다. 인기 있던 만화책은 정발판이니 리뉴얼판이니 해서 새로 출간한 만화책들이 많았었죠. 시끌별 녀석들도 처음 정발판은 번역이 쓰레기였습니다. 어릴 때야 그저 헐벗은 여주인공 때문에 대충 봤지만 지금 보니 오역 투성이에요.
그럼 36년 만에 리메이크된 '시끌별 녀석들' 애니메이션 어떤 내용인지 한 번 알아보시죠.
시끌별 녀석들 줄거리
어느 날 호피무늬 우주선이 지구를 침공합니다. 일본에선 흔히 '오니'라 불리며 우리나라로 치면 도깨비 모습을 한 우주인이 침략을 하는데요. 우주인들은 우주인 대표 한 명과 열흘간 해가 떠있을 때 술래잡기를 해서 지구인이 이기면 침략을 안 하기로 약속합니다.
그래서 대충 적당히 뽑은 사람이 주인공인 지구인 대표 '모로보시 아타루'. 우주인 대장 딸인 '라무'와 지구의 운명을 걸고 술래잡기를 하게 됩니다. 좀더 란마나 이누야사스럽게 리터칭 된 작화입니다.
여자만 밝히는 호색한인 아타루는 라무의 겉모습만 보고 헤벌레 하며 승부를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우주인답게 라무는 날아다니며 전격을 뿜어내는 초능력자였죠.
아타루의 현재 여자 친구인 '시노부'가 이기면 결혼을 해준다는 말에 결혼을 외치며 열흘째 되는 날 라무의 뿔을 잡아 승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간 정이 들었는지 라무는 아타루에게 반하게 되고 자신이 결혼을 해준다며 아타루에게 들러붙게 되죠. 그로 인해 왁자지껄한 상황들이 계속 발생하는 말 그대로 시끄러운 개그 만화입니다.
시끌별 녀석들 특징
1. 옛날 만화
란마를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액션이 오버스럽습니다. 원작 절반이 슬랩스틱과 러브 코미디라면 나머지 절반은 모두 패러디, 말장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예전에 어렴풋이 기억나는 90년대 일본 만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봤었는데요. 지하철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전부 만화책을 보고 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만큼 일본의 만화 시장은 엄청났었죠. 그중에서 간간이 낄낄거리며 보는 만화들 중 하나는 꼭 타카하시 루미코의 작품이 있었죠. 그런 시대에 나온 만화답게 70-80년대의 일본의 주요 사건 사고, 그 당시 아이돌과 일본의 요괴 문화와 고전에 대해 약간의 지식만 있어도 빵빵 터지는 장면들이 많죠.
하지만 80년대 작품이라 지금 일본의 MZ세대들은 봐도 잘 모르고 전부 중, 장년층 이상이 알만한 개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슬랩스틱과 러브 코미디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2. 여성 캐릭터들의 모에 요소와 섹스어필
80년대 만화이니 만큼 요즘처럼 검열이 심하지 않은 시대였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은 좀 더 수위가 높았죠. '소년 선데이'에 연재된 만화긴 하지만 일본 독자 연령층은 폭이 엄청 넓어요. 그래서인지 지금으로 말한다면 여성의 성상품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도 많이 있죠.
타카하시 루미코 특유의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은 그 당시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중, 장년층에게도 엄청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예전 일본 만화가 우리나라에는 전부 해적판으로 넘어왔었죠. 그것도 펜으로 색칠이 된 상태로요. 란마도 한 때 아들이 아빠를 때린다는 이유로 판매 불가가 된 적이 있었더랬죠.
만화책을 다시 살펴보니 요즘 세대들이 보면 진부한 개그나 아재 개그, 이해 못 할 개그 요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덕후들도 혹할만한 모에 요소들이 많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시끌별 녀석들 리메이크판 리뷰
70-80년대 초인기 만화가 작품인 만큼 후세대 러브 코미디의 영향을 많이 준 작품입니다. 일정선을 안 넘는 묘사와 지하철에서 후딱후딱 볼 수 있는 짤막짤막한 에피소드들의 빠른 전개가 특징이죠.
란마의 '샴푸' 이전에 시끌별 녀석들의 '라무'가 있었죠. 원작보다 조금 정리된 캐릭터들 특히 새롭게 리터칭 된 라무 캐릭터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시대 배경은 80년대 그대로네요. 스마트폰은 없고 거실에 있는 다이얼식 전화기와 로터리 방식의 TV가 등장합니다.
1화는 일부 쓸데없는 에피소드들은 빼고 딱 연결된 스토리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작사에서도 에피소드 일부만 뽑아서 분할 4쿨로 리메이크한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일단 23화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만화를 보신 분이라면 추억을 떠올리며 볼 수 있고,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36년 만에 리메이크되어 추억이 돋는 애니메이션 '시끌별 녀석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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