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areHouse

다단계로 5천만원 잃어봤습니다. 다단계에 안 빠지는 방법

by 초귀폭 2022. 8. 21.
반응형

 

 

※이 글은 100% 제경험이며, 기억의 오류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기억나는데로 작성하였습니다. 

 

 

 

2017년도 초반에 모아 놓았던 3천만원을 다단계로 잃고, 추가로 대출까지 땡겨 투자했다가 아직까지 대출이자를 갚고 있습니다. 정신차리고 심리학이나 마케팅 책을 읽고 있는 요즘에 왜 그렇게 당하게 되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는데요. 나름 분석하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해봤던건 통신 다단계, 물류 다단계, 코인 다단계 이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 해보니 비슷한 패턴들이 있었는데요. 폰지 사기나 조희팔 사건이나 그 맥락이나 수법은 같습니다. 아직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다른 의미로 대단한 것 같네요.

 

 

 

우선 다음과 같은 상황이 오면 무조건 다단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통신 다단계

 

지금은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만 제가 당했던 방식을 다음과 같습니다.

 

 

휴대전화만 이쪽 통신사로 바꾸면 통신 요금의 일정 부분이 수익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자신이 개인 대리점이 되는 것이고 그 대리점에서 개통한 휴대전화 사용료의 일정 부분을 대리점에게 준다고 합니다. 

 

 

대리점 라인이 있는데 위에서 사업하는 사장님들이 제 밑으로 사람을 달아준다고 합니다. 느낌이 오시죠? 피라미드 구조입니다. 자기처럼 사업하는 사람이 나오면 돈을 엄청 번다고 합니다. 다단계라는 말을 안쓰고 통신 네트워크 사업이라 칭합니다. 

 

 

그리고 매일 아침 9시에 대표가 나와 가스라이팅 시전하는 동영상 강의 시청해야 합니다. 모두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계급을 골드-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다이아몬드라는 직급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일단 보석 이름 들리면 당장 나오세요.

 

 

1년 하면서 들어온 수입은 150만원 정도 입니다. 돈이 왜 빠지느냐? 내성적이었던 제가 생전 연락도 안하던 사람들한테 연락하면서 휴대폰 하나 개통하기 위해 전국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수익도 없이 모아놓아던 돈을 쓰며 말입니다. 

 

 

초반에 사람들은 유혹하기 위해 다이아몬드 급들의 통장 계좌를 보여줍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초반에 반짝 벌었던 거고 지금은 얼마 버는지 잘 안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같이 시작해서 다이아까지 간 사람은 한 명도 못봤습니다. 최근에 대표 잡혀갔습니다. 

 

 

 

- 물류 다단계

 

다들 아시는 암웨이, 애터미, 멜라루카 등등 생필품과 의약품, 화장품 등을 주상품으로 판매하는 다단계 입니다. 뭐 네트워크 사업체입니다. 물건이 좋다면 그냥 사서 쓰기만 하시면 됩니다. 보험왕 정도의 영업력이 아니라면 실패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팀을 꾸려 대장 노릇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보면 긍정적이고 활기찬 반면, 이면엔 삶의 찌듬이 가끔 보였습니다. 중간 정도 계급의 사람들인데 보면 그렇게 있는 척하지만 실상 돈 별로 못 법니다. 

 

 

일단 내가 매달 채워야하는 성과가 있습니다. 계속 재구매가 일어나야 된다는 말인데요. 능력이 안되면 내돈으로 사서 써야 합니다. 아님 다른 사람 주던가요. 그래서 계속 구매유도를 해야되는데 스트레스 오집니다.

 

 

 

- 코인 다단계

 

가장 돈을 많이 잃은 다단계입니다. 폰지 투자랑 조희팔 사건이랑 비슷합니다. 제가 비트코인을 처음 알게 된 때입니다. 그때만 해도 비트코인 하나당 50만원 정도였습니다. 8천만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3천만원 정도 시세입니다.(비트코인이나 사놓을걸 지금도 후회중입니다. ㅎㅎ)

 


우선 조희팔 사건 다단계를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되도 안한 의료기기(안마기 같은)를 구매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사용료가 매주 입금된다는 식입니다. 그리고 4년 정도인가 진짜 줍니다. 이 때 사람들은 완전희 신뢰하게 됩니다. 그리곤 형제, 친구, 친지, 지인 등 모두에게 권유하게 됩니다. 계속 가입하는 사람들 돈으로 이미 가입한 사람들에게 돌려막기식으로 줬던 겁니다. 

 

 

 

그리고 신규가입자가 떨어지고 슬슬 발을 빼야될 때 나중에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주식이나 코인같은 것으로 줍니다. 디지털가상계좌를 이때부터 활용합니다. 그리고 홀랑 들고 튀었었죠. 한마디로 돌려막기로 신뢰를 준다음 튀는 방법입니다. (자세한 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조희팔 편 보시면 됩니다.)


 

제 경험으로 돌아와서, 우선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 말고는 전부 알트코인이라 부릅니다.)이 있는데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 싸게 구매해서 상장되고 나면 만원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우선 가장 많은 코인을 받을 수 있는 직급으로 등록해야되는데 3천 240만원이었습니다. 대출까지 땡겨 했드랬죠. 

 

 

 

그리고 지인을 소개해서 가입하게 하면 일정 부분 수익이 생깁니다. 조희팔이랑 비슷하죠? 그러다가 조금씩 원래 설명했던 코인이름이 바뀌고, 가상계좌로 코인을 준다고 합니다. 만약 상장되고 만원까지 올라갔다면 대락 10억 정도되는 양이었습니다. 멍청했었죠.

 

 

 

PC에 있던 코인 지갑이 업데이트 한다는 이유로 점점 접속이 안되더니 결국 없어졌습니다. 몇달전에 들은 바로는 윗대가리 3명이 잡혀들어갔다고 하더군요. ㅎㅎ 돈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잡혀 가기전 자기들끼리 빌딩 투자해서 놀고 먹고 있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특징은 사업설명회 같은 곳에 가보면 20-30대 젊은 사람 찾아보기 힘듭니다. 거의 경제력이 없는 60-70대 어르신분이 많이 보입니다. 다행이 어디 가둬놓고 일 시키는 그런 위험한 곳은 안가봤습니다. 거의 모바일로 많이 하기 때문에 기기 다루기 어려운 어르신이 많은 곳은 젊은 사람들이 다 해줘야 합니다. 특히나 코인 거래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코인 투자한다고 모여듭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장사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이 퇴직금으로 치킨집 차리는거와 마찬가지 입니다. 공부가 안되어 있는 데 다른 사람 말만 믿고 돈을 투자한다는 건 미친짓입니다. 투자금에 두배 이상 벌 수 있다는 말은 우선 걸러 들으세요. 20-30%만 벌어도 엄청난 겁니다. 

 

 

 

근데 신기한 건 이 모든게 통신 다단계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들과 같이 했다는 점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계속 이런 비슷한 것들만 신기하게 찾아내서 계속 권유합니다.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나쁜 사람 되겠다 생각하고 끊어내세요. 가족이라도 말입니다. 대화 안 통합니다. 지금도 가끔 전화 오지만 다 차단 박았습니다. 

 

 

 

가족이라면 회사가 어려워 월급을 잘 못 받고 있다는 식으로 거짓말이라도 하세요. 혈연이 더 무섭습니다. 깨닫고 후회할 때는 늦습니다. 차라리 조용히 혼자 몰래 돈을 모아 나중에 효도하세요. 깊게 빠지면 답없습니다. 사이비 종교 저리가라 입니다. 

 

 

 

심리학 책을 보면서 느낀 제가 왜 속았나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메타인지가 안됨

 

메타인지란 생각하는 나를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즉,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만 믿고 다른 사람의 말은 무시합니다. 그래서 책 한 권 안보고 창업하다가 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는 남보다 뛰어나니까 잘 할 수 있을꺼야." 이런 생각이 망하는 지름길 입니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는 "너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이 안하니 성적이 그 모양이야. 조금만 노력하면 따라잡을 수 있어."란 말을 유난히 많이 들었습니다. 자식들이 있다면 이런 말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공부 안합니다. 

 

 

 

내성적인 성향인 제가, 평소 무소식이 희소식이다며 친구들한테도 잘 연락 안하는 사람이 영업이 가당키나 할까요? 그냥 와서 강의 듣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절대 안돼요.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 이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선 파악해야 합니다. 

 

 

 

2. 매몰 비용의 오류

 

앞서 말했듯이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 잘못하고 있다고 느끼더라도 스스로를 합리화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일에 투자한 노력이 크면 클수록, 그것에 해당 가치를 높게 매기게 되는데요. 이런 현상을 '매몰 비용의 오류'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어려운 면접을 힘겹게 통과해서 입사한 회사원은 회사 일이 자신과 맞지 않음에도 '사회생활은 다 이런거야.'라며 자신을 합리화 시킵니다. 편의점 알바 뽑는 사장들도 이런 방법을 씁니다. 일부러 질질 끌면서 어렵게 뽑았다는 식으로 얘기합니다. 다단계가 딱 그렇습니다. 

 

 

 

일단 발을 들이고 시작하게 되면 시간과 돈이 아까워 '언젠가는 되겠지?' 하며 합리화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영업 공부나 심리학, 마케팅 공부는 하지 않죠. 노력없이 큰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만 모여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깊게 생각하기를 싫어합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기 때문이죠. 

 

 

 

긍정의 오류에 빠집니다. 거기 있는 사람들 마인드 하나는 엄청 긍정적입니다. 된다! 된다! 구호를 외치며 항상 파이팅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과가 없자 점점 깨닫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미 쓴 돈과 시간이 아까워 계속 파이팅만 외칩니다. 매몰 비용의 오류로 빠지게 됩니다. 깨달은 순간 나와야 합니다. 

 

 

 

 

3. 충동 조절 실패

 

한탕주의, 로또 이런 것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심리학 책에서 등장하는 유명한 마시멜로우 실험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4-5세의 아이들에게 마시멜로우를 보여줍니다. 먹지 않고 참고 있으면 나중에 선생님이 다시 왔을 때 2개를 준다는 실험입니다. 

 

 

 

당장의 간절한 욕구를 포기할 줄 아는 능력을 '보상 유예' 혹은 '충동 컨트롤'이라 부릅니다. 충동 컨트롤이 뛰어날수록 직업적으로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입니다. 실제로 마시멜로우를 먹지 않고 참은 아이들이 훗날 성적이 더 좋았다고 합니다. 

 

 

 

다단계에도 이런 심리 기제가 숨어있습니다. 모두 금방 돈을 벌 수 있다고 합니다. 최대 1-2년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통신 다단계 연봉 150만원 확인하고 바로 접었습니다. 노력없이 쉽게 벌 수 있다고 유혹합니다. 충동 컨트롤이 없는 사람들은 빠지기 쉽상입니다. 

 


 

이상 생각나는데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이더리움을 준다는 투자나 1300만원을 넣으면 매주 100만원식 4천 만원이 될 때까지 준다는 개소리에 속아 잃은 돈은 오천만원 이상됩니다. 주위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일단 의심하세요.  

 

 

 

아는 지인 중엔 물류 다단계로 성공해서 노년에 전원주택 짓고 잘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단계로 돈 버는 사람도 분명히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닙니다. 네트워크 사업은 머리가 되지 못하면 돈 벌기 힘듭니다. 그 만큼 어려운 사업입니다. 위와 같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분이 있다면 말려주세요.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반응형

댓글